2014년 6월 22일 일요일

하나님의교회, 팽목항서 ‘엄마 손맛 같은’ 급식캠프 운영 ‘화제’

하나님의교회, 팽목항서 ‘엄마 손맛 같은’

급식캠프 운영 ‘화제’

[세계일보]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인 진도 팽목항에서 ‘엄마 손맛과 같은’ 따뜻하고 맛있는 무료 급식시설을 운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진도군 실내체육관 앞에 운영 중인 24시간 무료 급식캠프.
 
세월호 침몰사고를 전해 들은 하나님의교회는 사고 3일후인 지난 4월 20일 긴급 봉사팀을 현지로 파견했다. 목포를 비롯해 영광, 나주, 순천 등 진도 인근의 하나님의교회 전남서부연합회 성도들로 구성된 봉사팀이었다. 이들은 팽목항에 급식캠프를 설치하고 이튿날부터 무료급식에 들어갔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식사하러 몰리면서 급식캠프가 협소해지자 봉사팀은 실종자 가족 임시숙소가 마련된 진도군 실내체육관 앞에다 공간을 더 넓혀 급식봉사에 매달렸다.
팽목항에는 전국에서 1300여 자원봉사단체가 몰려들었고, 실종자 구조와 수색에 나선 관계자, 사고 대책 관련 공무원, 군인, 경찰 등으로 급식봉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나님의교회 급식캠프에는 매일 1000여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따뜻한 식사를 하고 힘을 얻어갔다. 또한 자식의 생사를 몰라 식음을 전폐하고 있던 실종자 가족들이 찾아와 식사를 하며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돌아갔다.

유독 하나님의교회 급식캠프가 붐빈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세끼 식사는 기본이었고, 바쁜 일정 속에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구조대원이나 수송대원들, 기자들이 이른 새벽이나 한밤중에 찾아와도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보다 더 큰 이유는 마치 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것처럼 정성들인 음식에 있었다. 말 그대로 ‘집에서 먹는 밥’ 그대로였다.

하나님의교회 성도들이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생활하고 있는 진도군 실내체육관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
 
봉사팀은 갓 지은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밥에 매일 새벽마다 새로 조리한 다양한 국과 불고기, 오징어무침, 참나물, 달걀말이 등 5~6가지의 반찬들로 캠프를 찾는 이들을 정성껏 대접한 것이다. 밥을 넘기기 힘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전복죽, 굴죽, 낙지죽, 녹두죽 등 영양죽을 쑤어 제공했고, 십전대보탕도 달여 대접했다. “엄마가 해준 밥처럼 따뜻하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하나님의교회 급식캠프는 식사 시간이면 으레 긴 줄이 늘어섰고, 24시간 동안 불이 꺼지지 않았다.
한 군인은 “라면만 먹다시피 해서 속이 메슥거렸는데 밥다운 밥을 먹어 속이 든든해졌다”고 말했고, 한 실종자 가족은 “먹어본 것 중에 여기 음식이 가장 속이 편하고 잘 맞는 것 같아 며칠째 밥을 먹지 않는 올케를 일부러 여기까지 데려왔다”며 고마워했다.

이성태 전라남도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바쁜 생활 속에서 이곳에 봉사하러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모아 헌신적으로 봉사해주는 모습이 마치 자원봉사 챔피언 같다”고 칭찬했다.

하나님의교회 성도들은 급식봉사 와중에도 틈틈이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실내체육관 바닥의 휴지를 줍거나 물걸레질도 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지내는 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물수건을 나눠주는 등 곳곳에서 묵묵하게 봉사했다.

하나님의교회는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에도 유가족 대기실과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대구시민회관 주차장 한 켠에 무료 급식캠프를 마련하고 55일간 하루에 3000그릇의 육개장을 끓여내며 유가족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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